2016년/6월

될 학과에만 몰빵? 프라임사업을 아십니까

필명 무소용 2016. 6. 2. 18:43



혹시, 프라임사업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이 단어가 아직 낯설고 금시초문이라면, 혹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 뉴스를 보시거나 들은 얘기가 있으십니까? 앞에 말한 저 프라임사업이라는 단어가 대학의 구조조정과 연관이 있는 단어라는 걸 이참에 이야기드려야겠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인구 수에 비해 대학의 수가 정말 많다고 느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 정도면 인플레이션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대학 학위를 어떻게든 받고 나오는 인원들에 비해 이들을 정상적인 루트로 받아줄 기업도, 환경도, 그 어느 것도 마음 편한 구석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사를 넘어 석박사 학위까지 땄으면서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적잖은 게 현실입니다. 전공을 이수한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학위를 얻은 사람들 역시 그 나름대로의 눈높이를 가지고 마땅한 기업과 직무를 찾아다니는데, 말로만 듣던 것보다 더 쌀쌀하고 싸늘한 현실을 마주치는 순간 자신감은 자괴감으로 바뀌고 그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두고 정부에서는 좀 다른 시각으로 해석을 했나 봅니다. 애초에 재정지원 제한 대상이던가, 그런 대학들의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내놓아서 사립 대학교들을 벌벌 떨게 만들던 걸 뉴스에서 몇 번을 보셨을 겁니다. 분명 부실하다고 예측되고 눈에 빤히 보이는 곳들을 추려내기 위한 압박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 제도 때문에 애먼 학교들까지 덜컥 리스트에 포함되어 안 좋은 인식이 생겨나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또 프라임사업이라 해서 속히 말해 '싹수가 있을 것 같은' 대학의 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곳들을 궁극적으로 확 줄여놓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리 대상'으로 지목되는 곳들 상당수에 순수학문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유서깊은 학과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아이러니입니다. 취업률이라는 수치화된 기준으로 학과를 바라보다 보니 대학의 본래 의미에 가까운 학과들이 그 의미를 잃은 채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강제로 써놔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곤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울 시내의 사학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져서 학내의 반발을 불러온다는데, 사정이 더 안 좋은 지방사학들은 오죽할까요. 


이런 반발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학생과 직장인을 포함해 700명 가량이 답변해준 프라임사업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인 측에 몰려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분들의 답변을 분류해 보면, 


대학의 본질을 흐리는 정책이다 20% 

특정 학과에만 혜택이 몰릴 것이다 19% 

취업을 목표로만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8%

취업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는 전공들이 있다 15%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여기를 눌러보세요!!



프라임사업이 그나마 내민 '당근'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학과의 정리를 수행한 학교는 물론 그렇게 재조정된 학과로 소속을 옮긴 학생들에게 응분의 (대체로 금전적인 면에서의)지원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본래의 터전을 잃고, 마음에 없던 과로 떠나야 하는 학생들의 기분은 반영되지 않다시피 된 것도 있습니다. 이들은 그 과거 강제이주 당하던 사람들의 그것을 닮았다는 걸 너무 모른 채로 국가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성토가 역시나 많았습니다. 


만약 이 정책에 의해 전과를 해야 한다면 그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64%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더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포기하면 그만이겠지만, 대망의 졸업을 바라보고 그 수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본인과 가족의 피땀어린 재산을 쏟아부어 다니고 있는 곳임을 알기에 선뜻 떠나기 주저됩니다.. 


만약 이 설문대로라면, 이 정책으로 인해 주로 혜택을 받게 될 이공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역으로 쌓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한 푼이 아쉽고 사람 한 명이 아쉬운 이 때에, 비효율적인 학과를 정리함으로서 그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뜻은 알겠지만 이것이 나중에 더 큰 후폭풍으로 다가올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