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을 얻으려 무릎을 꿇다

2010년대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말하는 단어 중 가장 빈번하게 들렸던 게 바로 '헬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닌 것만 같은, 도무지 상식적인 것 같지도 않고 조리있어 보이지도 않는 그저 허울만 좋은 이 땅의 모든 현상을 더러 자조 섞인 푸념을 더해 담아낸 단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여기 엄연히 살고 있는데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현실. 대체 얼만큼의 사람들이 그런 현실을 절감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질문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과 같았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87%가 격하게 동의했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기의 정도를 물어보았을 때도, 10점 만점에 평균 3.4점 정도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상세한 설문 ..

사람의 1차적인 욕구 중에 수면의 욕구가 있습니다. 서슬 퍼렇고 엄혹하던 시절의 위험인물 취조와 고문의 방법 중에는 '잠 안 재우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의 한 평생을 수면으로 보내는 시간은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새벽잠이 없어지는 건 아마도 젊은 시절 피곤을 이기지 못해 잠들어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가 몸으로 드러난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왜 이다지도 길고 길게 혓바닥을 내밀었냐 하면, 그만큼 인생에 있어 잠이 중요하단 사실을 리마인드 시키고 싶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목숨 붙어있는 것들은 수면이라는 걸 꼭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몸의 리듬이 깨지고 정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군데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했고 어느..

좀비기업이라는 말을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 글을 옮기는 저도 이번에 처음 듣게 된 개념입니다. 처음엔 이전에 한두 번 들어봤던 '블랙기업' 같은 개념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의 인력만 모기처럼 쭉 빨아먹고 버리는 일종의 '기피대상 기업'개념인데, 좀비기업이 뭔지 알고 난 뒤엔 그 개념이 판이하다는 걸 알게 됐죠. 여기서 말하는 좀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이라고 정의내리긴 하는데, 일반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보자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정리되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기업들을 일컫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IMF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 재무적으론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음에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이유로 투입된 공적자금을 먹은 기업들이 거의 이런 곳들의 원조격이라..

여성권리가 신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지난 5월에 있었던 강남역에서의 '그 사건'으로 인해 성별 간의 반목이 다시금 거세진 계절이 왔습니다. 이런 일이 있기 이전에도 '남성의 군복무 가산점' 문제 때문에 성별 간의 논쟁이 촉발되었고, 그렇게 된 지도 벌써 십수 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결코 대체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서로 본인 성별의 어려움만을 이야기하다 보니 끝나지 않는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데, 앞에 설명한 군복무 가산점에 관련해서는 '정말 그게 문제라면, 여성도 군복무를 의무화해서 동일한 조건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도 있겠죠. 인크루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의 주제는 '취업에 있어 도움이 된다면 여성분들도 군복무를 하시겠습니까?'라는 취지의 주제였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절반..